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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의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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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5. 8. 00:34 DIY 목공 이야기

첫 작품이었던 스텝스툴을 다시 만들어 보았습니다.

 

어렸을 적에 나무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지만, 나무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았었죠. 고작해야 톱 들고 산에 가서 지름 30미리 정도의 아카시나무 잘라다가 얼레나 만드는 것이었죠. 겨울철이 되면 마루 밑에 있는 나무토막 주워다가 썰매라도 하나 만드는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기분이었답니다.

기회가 되면 목공예를 배워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돈 드는 취미생활 따위는 엄두도 내지 못했답니다. 그러다가 아는 형의 친구분이 목공방을 운영한다는 얘길 듣고는 가슴 저 밑바닥에서 잠들어 있던 해묵은 꿈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군요. 연회비가 적지는 아니었지만 ‘나를 위해 이 정도는 투자하자.’는 생각으로 목공방에 등록을 했었답니다.

4주간 기본교육을 받으며 3단 CD장, 4칸 꽂이통, 1인용 좌탁 등 세 가지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 되는데 제가 선택한 첫 작품은 저희 도서관에서 사용할 스텝스툴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밟고 올라가서 책장 높은 곳에 꽂힌 책을뽑을 수 있도록 하는 용도입니다.

2012년 6월에 만든 첫 작품인 스텝스룰. 숲속마을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습니다.

 

각재보다는 판재를 잘라서 만들다보니 무게가 많이 나가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이 이리저리 들고 옮기며 사용하기보다는 한 곳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어떨 때는 화분 받침대로 활용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아이들이 걸터앉아 책을 읽는 의자로도 활용되더군요.

튼튼해 보이기는 한데 둔해보이는 첫 번째 스텝스툴.

 

올해 3월경에 아들 데리러 미술학원에 갔다가 아주 가벼워 보이는 스텝스툴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으로 구입하였다고 하는데 매우 쓸모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 이웃 도서관에서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스텝스툴과 3단 서랍장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만들어 보겠다고 했습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필요 없는 부분을 최대한 생략했습니다. 24T 판재를 40미리 폭으로 잘라 프레임을 짰습니다.

판재가 아닌 24*40 각재로 짠 프레임.

 

프레임 연결은 장부맞춤으로 하는 것이 튼튼하겠지만, 그때는 장부맞춤을 배우지 못했던 때였기에 어쩔 수 없이 피스로 연결했습니다. 그래도 힘을 많이 받는 발판 부분에는 부재를 덧대어 보강을 해주었습니다.

힘을 많이 받는 부분이라 부재를 덧대었습니다.

 

발디딤판도 너무 크지 않고 약간의 여유만 있을 정도의 크기로 만들었습니다. 상판까지 결합하고 나니 제 머리속에 있던 스텝스툴이 그대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참, 저도 목공을 배우고야 알게 된 것인데요, 보통은 다 만들고 나서 칠을 하고 마감재를 바르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재단하고 샌딩(사포질) 후에 바로 스테인과 마감재를 바른답니다. 다 마르면 조립을 하는거죠. 조립 후에 마감재를 바르기도 하는데요, 그랬을 때는 구석진 곳에 얼룩이 많이 남게 됩니다.

완성된 모습. 수성페인트를 칠하고 무광 바니쉬를 두 번 발라주었습니다.

 

이틀 걸려서 완성된 스텝스툴을 저희 아파트에 있는 책사랑내서마을도서관에 배달을 했더니 사서선생님도 만족을 하시네요. 책 보던 아이를 모델로 설정샷도 한컷 찍어보았습니다. 높이도 무게도 딱 맞네요.

여긴 내서마을도서관. 아이가 입고 있는 외투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난 3월에 만든 것을 지금 올립니다.

아직 3단 서랍장이 남았죠. 다음 번에는 저를 짜맞춤 가구의 묘미에 푹 빠지게 한 3단 서랍장 제작기를 올려 보겠습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