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한 초선의원입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Notice

죽은 병아리 묻어주면 폐기물 불법 매립

 

죽은 병아리 '샐리'를 묻어주는 형민이 

‘마트 계란이 병아리로 .... 진짜 되네요’(오마이뉴스 10월 31일자) 기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 기사의 내용 중에 부화된 병아리 중 한 마리가 죽어서 아파트 옆 화단에 묻어주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이 폐기물관리법상 위법한 행위여서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것입니다.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집에서 기르던 동물이 죽으면 생활폐기물로 분류하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샐리. 외로울까봐 형민이가 친구를 만들어 줬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인지라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직접 생명을 불어넣어서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다른 병아리들보다 아끼고 사랑하며 기르던 '샐리'의 죽음 앞에서 아홉 살 형민이가 겪어내야했던 그 슬픔만 보이는 줄 알았습니다. 태어나서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떠난 저 작은 몸뚱아리 하나 묻어 주는 것까지 법의 잣대로 심판해야 하는가 하는 저항감마저 들었습니다.

폐기물 관리법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07.5.17., 2009.6.9., 2010.1.13., 2010.7.23.>

1. "폐기물"이란 쓰레기, 연소재(燃燒滓), 오니(汚泥), 폐유(廢油), 폐산(廢酸), 폐알칼리 및 동물의 사체(死體)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폐기물 관리법'이라는 현행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아무리 작은 동물의 사체라 하더라도 법에 위배된 행위인 것은 사실입니다. 위법한 행위였음을 모르고 기사에 실었던 것 또한 저의 불찰이니 다른 누구를 탓할 계제가 못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두 가지의 잘못을 저지른 셈입니다. 죽은 '샐리'를 화단에 묻어줌으로써 폐기물을 매립한 것이 하나요, 그 사실을 기사에 실어 '자랑'함으로써 수 많은 독자들에게 불법을 권한 것이 또 하나입니다.

먼저, 첫 번째 잘못에 대해 처벌은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민원을 이첩 받은 관할구청 환경과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문의를 했습니다. 모르고 한 일이고 처음인데다 매립한 폐기물이 적은 양이라 과태료 없이 '원상복구'만 하면 되겠다고 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샐리의 사체. 이제는 폐기물이라 해야 한다.

 

원상복구라는 것은 묻은 병아리 사체를 파내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 수거함에 넣으라는 것입니다. 왠지 '샐리'를 쓰레기 취급하는 것 같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동물병원에 맡기면 허가 받은 업체에서 수거해서 소각해 준다고 합니다. 비용은 2만 원부터 해서 1Kg이 초과할 때마다 1만 원씩 추가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화장'이 아니라 '소각'입니다. 게다가 동물병원에서 나오는 각종 의료폐기물과 함께 소각하는 것이어서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놓으면 수거업체에서 가져가서 소각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애완동물 장례업체에 맡겨 화장하는 방법도 알아봤습니다. 죽은 동물의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을 하여 뼈를 분쇄한 다음,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수목장 또는 풍장을 한다는데, 사람의 장례식을 방불케 합니다. 비용은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한다고 합니다. 애완동물을 가족과 같이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아깝지 않게 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관할구청 환경과 직원분이 샐리 묻은 곳을 파고 있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구청 환경과에서 환경순찰하러 가는 길에 들르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경비실에서 삽을 빌리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까지 준비를 하고 아파트 앞으로 나가서 조금 기다리니 순찰차가 왔습니다. 병아리 묻은 화단으로 안내를 했지만, 묻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삽으로 쿡쿡 찔러보다가 묻을 때 찍은 사진속의 나무 모양을 보고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삽질이 시원찮았는지 환경과 직원분께서 삽을 빼앗더니 몇 삽만 샐리의 사체를 찾아냈습니다.

 

손수건에 쌓인 모습 그대로 부패가 제법 진행되었다.

 

 묻어줄 때 쌌던 하얀 손수건에 그대로 싸인 채 다시 땅위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질 한낱 쓰레기일 뿐입니다. 현행법이 그래서 어쩔수 없다지만, 기르던 애완동물이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는 것이 국민정서에는 맞지 않아 보입니다.

파낸 '폐기물'은 환경과 직원분께서 쓰레기봉투에 수거해 감으로써 제가 직접 처리해야하는 마음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게 해주었습니다. 환경과 직원들로서도 위(?)에서 내려온 민원인지라 확실하게 처리해서 결과까지 보고해야 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잘못과 관련하여 오마이뉴스에서 징계를 주시면 받겠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기사를 올리는 시민기자이기에 징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기르던 애완동물의 사체를 묻어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리는 글을 써서 제 기사가 범한 두 번째 잘못에 대해 바로잡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애완동물의 사체가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기에 사실을 바르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첫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의 성원으로 인해 제 자신이 우쭐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일은 기사 쓰기가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 작업이어야 하는가를 절실히 느끼게 한 계기였습니다. 다시 초심을 가다듬고 제 자신의 글쓰기 과정을 돌아보며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 퍼 가실 때에는 출처까지 꼭 기록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동물의 사체가 폐기물이라니 마음이 좀 무거워지네요. 자연에서 온 그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법에 걸리는 일인 줄 몰랐어요.
    따스한 동심도 법에 의해 식어가야만 하는 세상인 것 같아요.

  2. 저도 여태 묻어줬는데 ..

  3. 반려동물 선산을 사야하나...

  4. 동물사체는 폐기물이었군요...저도 몰랐네요

  5. 오 안그래도 이 글 보고 저렇게 묻으면 불법인데...라고 생각해서 연락드리고 싶었는데 잘 처리하셧네요!

  6. 그래서 불법이라는게 생기나봅니다.
    좋은기사 기다립니다. 홧이팅하세요^^

아들과 함께 직접 제작한 부화기에 마트 계란을 넣어 병아리 부화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인터넷 뉴스의 메인에 오르면서 많은 독자들께 읽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시민기자로 등록만 해놓고 10여 년 동안 기사 한 편 쓴 적 없던 저로서는 처음 쓴 기사가 많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게 되어 한 동안 얼떨떨했습니다.(관련기사 : 마트서 파는 계란, 병아리로 부화....진짜 되네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7614 )

  

10월 31일자 <오마이뉴스> 메인 화면

 

그러나,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판적인 댓글도 있었고, 모욕적인 악플도 있었습니다. 비판 중에는 제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것을 지적해주시는 의견도 있어서 저를 부끄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기사의 내용과 의도를 벗어난 자의적 확대해석을 근거로 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생명 존중'을 '모든 살생에 대한 반대'와 동일하게 판단한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며, 동물보호론자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생명이든 살아서 학대받지 말아야 하고 죽어서 헛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요 이상의 살생을 반대할 뿐입니다.

 

동학의 이천식천(以天食天)

일찌기 해월 최시형 선생께서는 '이천식천(以天食天)'이라는 말로 이를 설명하였습니다. 모든 만물은 한울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한울이 한울을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 보게 되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울 전체로 본다면 한울이 한울 전체를 키우고, 한울과 한울의 기화를 서로 통하게 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한살림연합 윤선주 이사는 "먹는 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한울이 한울을 먹는다는 것은 나를 먹고 살게 해서 키운 세상, 천지만물, 천지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되갚을 수 있을까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약육강식의 논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거룩한 세계가 열리는 것입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천식천(以天食天)

내 항상 말할 때에 물건마다 한울이요 일마다 한울이라 하였나니, 만약 이 이치를 옳다고 인정한다면 모든 물건이 다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 아님이 없을지니,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이치에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으나, 그러나 이것은 사람의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보는 말이요, 만일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 같은 바탕이 된 자는 서로 도와줌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이루게 하고, 다른 바탕이 된 자는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통하게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한울은 한쪽편에서 동질적 기화로 종속을 기르게 하고 한쪽편에서 이질적 기화로써 종속과 종속의 서로 연결된 성장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니, 합하여 말하면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은 곧 한울의 기화작용으로 볼 수 있는데,

(수운)대신사께서 모실 시(侍)자의 뜻을 풀어 밝히실 때에 안에 신령이 있다함은 한울을 이름이요, 밖에 기화가 있다함은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지극히 묘한 천지의 묘법이 도무지 기운이 화하는 데 있느니라.

- 해월 최시형 선생의 1885년 설교(천도교경전 해월신사 법설편)

 

독자들의 의견에 일희일비하는 저에게 오래 전부터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한 선배는 비판에 귀 기울이되 악플은 분석하거나 대응하려 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악플에 익숙해지고 대범해질 때 비로소 대중적인 글쓰기에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하트 한번 꾹~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4.10.27 03:38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마트에서 냉장상태로 유통되는 유정란으로 병아리를 부화할 수 있을까? 답은 Yes 입니다. 아들 형민이에게 생명 탄생의 신비를 보여주고자 시작한 병아리 부화, 그 과정을 지금 공개합니다.

 

1. 부화기 제작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부화기를 살까 하다가 한 번에 3개밖에 부화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구입을 포기하고 직접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준비물은 스티로폼 박스, 자동온도조절기, 백열 소켓, 연결선, 백열 전구, 막대 온도계 등입니다. 스티로폼 박스는 재활용 분리수거하는 날에 아파트 앞에 가면 많이 나와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깨끗한 것으로 하나 가져오면 됩니다. 크기는 부화시키고자 하는 수에 따라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30cm * 40cm 크기의 박스를 사용했습니다. 자동온도조절기와 백열 소켓, 연결선 등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부화기용 온도조절기'를 검색하여 구입하시면 됩니다. 1만 8천원 가량합니다. 백열등은 열이 발생해야 하므로 막대형보다는 옛날식 백열등(60w)을 마트에서 따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부화 이후에 병아리집의 온도를 높여 주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너무 밝지 않은 불투명 전구로 선택했습니다.

모든 재료를 연결해서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전구는 '창문' 반대쪽 벽에 구멍을 뚫어서 소켓을 먼저 끼운 다음 안쪽에서 전구를 끼워 고정했습니다. 온도 감지 센서는 박스 안쪽 가운데쯤에 떠 있도록 했습니다. 자동온도조절기를 전원과 연결하였더니 백열전구에 불이 들어와 부화기 안의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참, 부화기 내부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백열전구 아래쪽에 물을 담아 두었습니다.

 

2. 유정란 입식

이제 유정란을 넣으면 됩니다. 유정란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마트에서 파는 유정란으로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L마트에서 구입한 10개 들이 유정란은 유통이 된 지 5일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오랫동안 냉장실에 있었다는 것이어서 부화율이 떨어질 것이라 판단되어 W마트에서 10개 들이 유정란을 다시 사왔습니다. 이번 것은 유통이 시작된 지 하루 지난 것이어서 쓸 만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일곱 마리만 부화하는 것이어서, W마트에서 구입한 유정란 6개와 L마트에서 구입한 유정란 1개를 부화기에 넣었습니다. 냉장고에 오래 있었던 것도 부화가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오래된 유정란도 하나 넣었습니다. 다음날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부화율이 높지 않을 것 같아서 오래된 유정란 세 개를 더 넣어 10개를 맞추었습니다. 즉, 신선한 유정란 6개와 덜 신선한 유정란 4개로 부화를 시작했으며, 3개는 하루 늦게 넣었습니다. 늦둥이라고 적어 두어 구별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리고, 형민이가 각각의 유정란에 미리 이름을 지어 적어뒀습니다. 샐리, 브라우니, 문, 코니.....그리고 늦둥이1,2,3. 

뚜껑을 자주 안 열고도 내부를 관찰할 수 있도록 창문도 만들었습니다. 안쪽에 투명 아크릴을 덧대어서 찬 바람이 들어가지 않게 하였습니다.

이제 온도조절기를 적절한 온도에 맞추어야 합니다. 병아리 부화 온도는 36~37도씨를 유지해야 하죠. 그러나, 자동온도조절기의 온도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막대 온도계를 따로 설치했습니다. 자동온도조절기를 최대온도에 맞춰놓고 막대온도계를 주시하다가 36도씨에 이르면 자동온도조절기의 조절 다이얼을 천천히 돌려 온도를 낮춥니다. 그러다가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전구의 불이 꺼지면 멈춥니다. 자동온도조절기상으로는 약 42~44도씨가 되더군요.

 

3. 전란과 검란

어미 닭이 알을 품으면 매일 여러 번씩 부리로 알을 굴려 줍니다. 그것을 전란이라고 합니다. 보통은 6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굴려 줘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8시간 간격으로 3번씩 굴리기로 했습니다. 아침 8시, 오후 4시, 밤 12시. 표를 만들어서 빼먹지 않고 체크를 해가며 전란을 했습니다. 전란은 부화 4~5일 전까지만 합니다.

부화 시작한 지 11일차부터 추석연휴라 고향에 다녀오느라고 만 하룻동안 전란을 못해 주어서 걱정이 많이 되더군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유정란 안에서 생명이 자라고 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그래서 검란이라는 걸 하게 됩니다. 검란은 주위를 캄캄하게 한 다음, 유정란에 전등을 비추어 내부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어느 분께서 올린 글을 보고 저도 휴대폰 플래시와 시디를 이용해서 검란을 했습니다.

      검란 하는 방법

ㄱ. 핸드폰 플래시를 켜서 불빛이 위를 향하게 놓는다.

ㄴ. 시디 2장을 겹쳐서 시디의 가운데 구멍과 핸드폰 플래시를 맞춰 포갠다.

ㄷ. 검정 색종이에 시디 구멍정도의 구멍을 내고 시디위에 맞춰 포갠다.

ㄹ. 검란할 유정란을 시디 구멍에 세우고 주위의 빛을 차단한다.

 

검란은 보통 7일째부터 실시합니다. 위 사진은 10일째 실시한 검란 사진입니다. 핏줄이 선명하게 보이고, 작은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란을 너무 자주 하는 것도 병아리에게 좋지는 않을 것입니다. 5일에 한 번이나 7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합니다.

7일째와 10일째 검란을 해본 결과 한 개를 제외한 모든 알에서 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는 21일째까지 속이 훤히 비치는 그대로였습니다. 아마도 수탉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암탉이 낳은 알(무정란)이었을 것입니다.

 

4. 줄탁동시

아이와 함께 부화 진행표에 하루하루 체크를 해가며 손꼽아 기다린 끝에 21일째 아침이 되었습니다. 이제 노랗고 귀여운 병아리들을 곧 만나게 될 것입니다.

줄탁동시.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시기가 되면 안에서 병아리가 울음소리를 내며 쪼고, 밖에서 어미 닭이 부리로 두드려서 함께 껍질을 깨고 나온다는 말입니다. 21일째 아침이 되니 알이 흔들흔들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삐약삐약' 병아리 울음소리가 들리더군요. 안에서의 '줄'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데, '탁'으로 호응해 줄 어미 닭이 없네요.  

아이가 학교에 가고 점심 무렵에 부화기 안을 들여다보니 작은 구멍으로 병아리의 부리가 들락날락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두세 시간이 지나자 구멍이 약간 커지긴 했지만, 껍질을 깨뜨리기가 그렇게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어미 닭이 있었더라면......

그래서, 제가 어미 닭이 되어주기로 했습니다. 젓가락으로 알 껍질을 조금씩 두드려 깨뜨리기 시작했고, 마치 삶은 계란의 껍질을 벗기듯 껍질 조각을 조금씩 조금씩 떼어냈습니다. 그러나, 이 어쭙잖은 의붓아비의 판단은 옳지 못했습니다. 병아리는 아직 알을 깨고 나올 준비가 덜 된 것이었습니다.

 

갓 깨어난 병아리들에게 불빛이 너무 자극적일 것 같아 종이로 불빛을 막아놓다.

 

아이가 학교와 미술학원을 마치고 돌아올 시간이 되어서 저 상태로 둔 채로 아이를 데리러 갔다 왔더니, 첫째 병아리가 삐약삐약하며 부화기 안을 돌아다니고 있더군요.

그러고는 또 오랜 기다림.....

새벽 1시경에 두 번째 병아리가 깨어났습니다. 새벽 3시경 세 번째 병아리가 깨어나는 순간은 운이 좋게도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22일째 되던 날에 세 마리가 더 깨어났고, 늦둥이 중에 한 마리가 23일째 되던 날에 깨어나서 모두 일곱 마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는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에서 먼저 나온 병아리들에게 많이 시달림을 당했습니다. 반쯤 나온 상태에서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고.... 결국 이 병아리는 한쪽 다리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지어준 이름, 바로 '샐리'였습니다. 형민이가 그러더군요.

"아빠, 아빠도 얘 샐리한테 관심이 더 많이 가지?"

 

왼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샐리

 

나머지 늦둥이 두 마리와 무정란 하나는 부화에 실패했죠. 부화율을 따져보니, 무정란이 섞여 있었던 것 외에는 W마트에서 산 신선한 유정란은 100% 부화가 되었고, L마트에서 산 5일 냉장 유정란은 50%만 부화가 되었네요. 오랫동안 냉장 상태에서 보관되었던 유정란은 부화율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 육추와 이별

부화가 마무리 되자, 커다란 종이 박스에 병아리 집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온도조절기와 백열전구도 옮겨와서 내부를 따뜻하게 유지해 주었습니다. 먹이는 앵무새용으로 나온 조, 수수 등이 혼합된 것을 사 와서 주었더니 잘 먹더군요.

태어난 지 11일째

 

바닥에 목공방에서 얻어온 대팻밥을 깔아주었더니 냄새가 덜 나서 좋더군요. 다리가 불편한 샐리는 다른 병아리들처럼 일어나 걷지를 못하고 한 자리에서 계속 빙글빙글 돌기만 하고 다른 병아리에게 밟히기까지 해서 왼쪽 작은 상자에 따로 집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런데, 병아리들이 조금씩 커 가면서 더 이상은 거실에 둘 수가 없을 만큼 냄새가 심해지더군요. 그래서 어쩔수없이  베란다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태어난 지 23일째. 횃대에도 올라 앉을 수 있게 되었다.

 

3주차가 지나자 발육에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암수의 구별이 육안으로 가능하게 되더군요. 횃대를 걸어주었더니 냉큼 올라 앉습니다. 조금만 더 자라면 집으로 쓰는 종이박스도 날아서 넘을 것 같습니다.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픈 샐리

 

토요일 아침에 모이를 주려고 베란다에 나갔다가 샐리가 차가운 타일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습니다. 날개를 살짝 움직이는 것을 봤거든요. 높이가 낮은 종이 상자에 넣어두었는데, 그걸 넘어와서 밤새 추위에 떨었던 것입니다. 샐리를 다시 살리려고 아들과 함께 여러 궁리를 했습니다. 우선 따뜻하게 해줘야해서 다시 부화기를 조립하여 그 안에 넣어주었습니다. 인큐베이트 같았죠.

다시 살아난 샐리

 

아들 형민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러 밖에 나갔다가 1시간쯤 뒤에 들어와 봤더니, 샐리가 눈을 뜨고 날개를 파닥거리네요. 형민이 기분이 어땠을지 짐작하시겠죠. 이렇게 해서 다시 원기를 회복한 샐리는 당분간 거실에 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4주차를 앞두고 있던 월요일 아침. 다리가 불편하던 샐리가 죽고 말았습니다. 일어서 보려고 밤새 바스락거리더니......잠시도 쉬지 않고 일어나 걸어 보려고 애를 쓰지만,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해 항상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했답니다.

아이가 알면 마음 아파할 것 같아, 아침에는 말하지 않고 학교에 보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얀 손수건에 싼 샐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경비실에서 삽을 빌려와 아파트 옆에 묻어 주었습니다. 형민이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얘가 혹시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도 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이 엄마에게서 형민이가 잠자리에 들어서 많이 울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도 되고, 또 한편으로 마음 아파할 아이 걱정도 되더군요. 그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샐리 묻은 곳에 다시 가서 금잔화 한 송이 놓아 주고 왔답니다. 동생처럼 생각했던 샐리가 죽어서 너무 슬프답니다.

이제 남은 여섯 마리도 이별할 때가 되어갑니다. 시골집 닭장으로 옮겨야 할 만큼 자랐거든요. 이번 주중에 데려다 놓고 와야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직접 부화시킨 병아리들이라 더욱 애틋하네요.

 

6. 에필로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병아리들이 큰 닭으로 자라면 결국 삼계탕이나 백숙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이 죽는 순간까지 고통 없이, 학대 없이 살다 가도록 하는 일은 이들을 이 세상에 내 놓은 형민이와 저의 의무입니다.

이번 병아리 부화 경험을 통해 형민이가 생명의 소중함을 체득하고, 이별의 아픔을 받아들일 줄도 아는 아이로 조금이라도 성장했기를 바랍니다.

퍼 가실 때는 출처까지 꼭 기록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http://bookwood.tistory.com/39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이전 댓글 더보기
  2. 천재 2014.11.01 22:32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이에게 가르치기 위해 생명을 만드냐? 생명가지고 장난하지 마라. 끝까지 니가 키울거 아니면 생명 만들지 마라.
    샐리가 태어날때 먼저 태어난 병아리가 영향주지 않게 따로 미리 떨어뜨려 놓던가, 먼저 태어난 병아리가 건들면 즉시 다른곳에 놓았어야지. 그렇게 해서 걷지도 못하게 태어나게 하더니, 다른 병아리는 횟대에 올라앉을정도로 날아다니는데 그 높이를 예상하지 못하고 샐리만 낮은곳에서 키운 너는 참 무디다.
    태어나는 약하고 중요한 순간에 다른 병아리에게 영향받게 해서 죽게한후 왜 니 아들에게 힘들게 삽질 시키니? 삽질은 니가 했어야지.니가한 잘못을 왜 형민이가 뒷처리하니? 뻘짓의 연속이구나. 바보형제 보는것 같다.
    그 병아리들을 결국 백숙이나 삼계탕으로 만들거면 아예 부화시키지 말지 왜 아들에게 이별의 아픔을 알게하냐.
    너의 부주의로 인해 계속 불행한 일만 생기는 샐리의 운명은 니 아들의 운명이 될것이다. 조심해라. 아들에게 니 영향 주지마.

    • 선목수 2014.11.02 01:32 신고  Addr Edit/Del

      웬 심술이실까요?
      저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며, 동물보호론자도 아닙니다. 다만, 그 동물들이 살아 있는 한 학대받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요 이상의 살생을 반대할 뿐입니다. 옛날 인디언들이 사냥을 하며 가졌던 마음, 그 정도라도 지니고자 노력할 뿐입니다. 다른 종의 생명을 끊어서 먹고 사는 인간으로서 최소한 짐승보다 못한 짓은 안 하고 살고자 할 뿐입니다.
      문맥 파악 능력도 안되고, 공감 능력도 안되면서 남에게 악담이나 퍼붓는 짓은 적어도 안하고 살고자 할 따름입니다.

  3. 김콩알 2014.11.02 01:59 신고  Addr Edit/Del Reply

    상당히 수고스러운 과정에도 불구하고 산 교육을 실천하신 것 같아 멋지시네요.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나중에 선목수님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4. 천재 2014.11.02 22:08 신고  Addr Edit/Del Reply

    웬 심술인지 파악 못했구나. 우리 샐리 살려내~ 이 나쁜인간.

  5. 천재 2014.11.02 22:10 신고  Addr Edit/Del Reply

    그 동물들이 살아 있는 한 학대받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니가 직접 키워~

  6. 천재 2014.11.02 22:14 신고  Addr Edit/Del Reply

    샐리의 친구들이 죽을때까지 니가 직접 키우라고~ 학대받지 않게.

    • 선목수 2014.11.02 23:41 신고  Addr Edit/Del

      익명 뒤에 숨지말고 떳떳하게 나와 얘기하세요.
      비겁하게 그렇게 장막 뒤에서 악담 퍼붓지 말고.
      샐리를 잃은 슬픔은 저나 제 아들이 더 큽니다.

  7. 이래서 2014.11.03 11:53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래서 개인 블로그는 댓글을 못달게 막아놔야 한다.
    남 하는 일에 감놔라 배놔라 말이 만쿤

  8. 천재 2014.11.03 14:28 신고  Addr Edit/Del Reply

    떳떳하게 나와 얘기하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아닌가?

    • 선목수 2014.11.03 23:54 신고  Addr Edit/Del

      알긴 아는군요. 그게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된다는 걸.
      그런데, 떳떳하게 나와 얘기하지 않고 이렇게 익명 뒤에 숨어서 얘기해도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된다는 건 모르시나봐~

  9. 온도조절기 불량이라서 그런것 아닌가요

    • 선목수 2014.11.05 01:01 신고  Addr Edit/Del

      네~ 아무래도.... 근데요, 자동온도조절기와 함께 포장도어온 사용설명서에서 이미 그 점을 인정하고 있네요. 꼭 막대온도계를 사용해서 정확한 온도를 측정해야 한다고....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10. 저도 같은온도조절기로 여기보고 부화중이에요~~

  11. 여기요 http://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ghjk101102&logNo=220188996237&afterWebWrite=true

  12. 그냥 사진

  13. 죄송하지만...제가 위에잇는자동온도조절기를 샀습니다 근데설치를하엿더니 35도에서 전구가켜지고39도정도에서 전구가꺼지는데 괜찮은가요..?

  14. 선목수 2014.12.29 01:27 신고  Addr Edit/Del Reply

    온도 감지센서 및 막대온도계가 전구와 어느정도 떨어져 있느냐에 따라 전구가 켜지고 꺼지는 온도의 차이가 커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가령, 센서보다 막대온도계가 전구에서 더 멀리 설치되었다면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가 꺼지는 온도는 센서가 감지한 온도보다 막대온도계의 온도가 더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봤을 때 35도와 39도 사이라면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저의 경우 전구에 불이 들어왔다가 약 10~15초만에 불이 꺼지곤 했답니다. 뚜껑을 자주 열어보지 않는다면 스티로폼 상자 안의 온도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잠깐 불이 들어왔다가 나갈 것입니다.
    병아리 부화에 성공하셔서 예쁜 생명들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15. 저희 아이도 부화일만 기다리고 있는데 맘이 더 긴장되고 걱정도 되는 건 저에요. 부화하지 않으면 너무 속상해할까봐요. 전란하면서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답니다. 글보고 맘이따뜻해져갑니다. 생명의 소중함을 느낄수있기를...

  16. 작은생명이지만 소중히 여겨 정성을 다하신 모습에 감동 또 감동 받아습니다 저도 한번 해보고싶어 시작 했는데 잘돌지 모르겠네요 셀리의 죽음이 꼭 가족을 잃은 것 같아 가슴이 아프네요

  17. 감사합니다. 꼭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18.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19.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20. 잘 읽고 가여~

  21.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prev 1 nex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