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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의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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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이것은 모시라고 하는 건데요.
옛날 흰옷 입은 아낙네들이 집에서 하던 가내수공업 '길쌈'의 원료가 되는 풀입니다.
어른 키만큼 자라면 베어다가 껍질을 벗기고,
다시 겉껍질을 분리해내면 부드러운 모시가 나옵니다.
햇볕에 말린 모시를 손톱으로 가늘게 찢어서 실을 만들죠.
어렸을 적에 학교 갔다 오면 늘 베짜는 소리가 가장 먼저 반겨주곤 했답니다.
이제는 길쌈하는 집이 없어서 밭언덕에 자라는 모시는 그냥 천덕꾸러기 신세입니다. 예취기 칼날에 이렇게 절단나고 말았습니다.

껍질을 벗겨낸 하얀 모싯대는 말려서 불쏘시개로 썼는데요, 소죽 끓이다가 요놈으로 담배질도 맗이 했더랬죠. 한 모금 빨고는 켁켁거리기 일쑤였지만 그래도 재밌다고 또 하게 된답니다.
시골 내려왔다가 예취기로 밭언덕 베어놓고 다시 올라갑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6. 3. 14. 01:10 DIY 목공 이야기

탁자형 독서대

입식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물건일 것입니다. 벽에 기댄 채로 앉아 텔레비전 보다가 책을 읽어야 할 때, 허벅지 위에 베개를 쌓아놓고 거기에 책을 올려두고 읽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 베개를 대신해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만드는 과정은 아주 간단합니다.

레드파인 18T 판재를 이용했으며, 독서대 철물은 기존에 쓰다가 낡은 독서대에서 떼내었습니다. 이 철물만 파는 사이트가 있으니 구입하여 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제품을 쓰고 계신 분께서 높이가 조금만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후기를 보내왔더군요.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5. 12. 11. 00:42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아빠가 만드는 백종원표 짜장면

   방송 제작진들은 '백설명'이라고 부르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백설탕'이라고 부르는 백종원.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문 음식점에서나 맛보던 요리를 가정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이다.
   끓는 물에 데워서 먹는 3분 짜장이나, 짜장분말 뿌려서 먹는 짜장라면,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더라도 카레 만들듯 짜장분말로 끓이는 짜장밥 정도가 우리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며칠 전 짜장면 3대 천왕편을 본 다음 날 마트에 들렀다가 호기롭게 춘장을 집어 들었던 것인데, 오랫동안 냉장고에만 있을 줄 알았던 그 춘장이 드디어 조리대 위로 올려졌다.
   짜장이라는 것이 춘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쓰고 남은 야채 토막이라도 없을까 하고 냉장고를 뒤져서 당근 반 토막, 양파 하나, 팽이버섯 한 봉지, 반쯤 시든 파프리카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약간만이라도 고기맛을 내기 위해, 추석때 들어온 선물셋트에서 리챔 한 통을 꺼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구색은 맞춘 듯하다.

 


   먼저 야채를 썰어 놓고, 깊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부어 가스불에 달군다. 그동안 리챔을 썬다. 기름덩어리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다 놓은 고기가 없어서 그냥 넣기로 한다. 
   익히는 데 가장 오래 걸리는 당근을 먼저 넣고 센 불에 볶는다. 티비에서 본 것처럼 프라이팬을 몇 번 까불러 주기도 하면서. 야채 조각들이 튕겨나가지 않는 걸 보니 ㅎㅎ 조금씩 숙달되어 가는가 보다.
   당근이 제법 익을 때쯤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고 계속 볶아 준다. 리챔은 지금 넣으면 안 될 것 같다. 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스러지고 으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러는 프라이팬 바닥에 눌어붙기도 해서 애 엄마한테 혼날 수도 있다.

 


   야채를 볶는 중간중간에 냄비를 하나 더 마련하고는 춘장을 짜넣고, 진간장을 약간 붓는다. 대부분의 중국집에서는 춘장을 기름에 볶는다고 한다. 잡내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티비에서 봤던 중화요리 명인은 기름에 볶는 대신 진간장으로 잡내를 잡는다고 했던 게 생각 나서 따라한 것이다. 짤 것 같아 조금만 부었다. 그리고 춘장과 섞으며 볶아 간다. 춘장이 타기 전에, 미리 준비한 전분물을 조금씩 부어준다. 전분물이 들어가야 짜장이 걸쭉해진다고 한다. 물이 적당히 들어가면 남아 있던 리챔을 넣고 끓여 준다. 
   이때쯤이면 야채는 다 익어 있다. 야채를 춘장이 들어 있는 냄비에 옮겨 넣고 계속 끓여 준다. 본래는 야채를 볶는 프라이팬에 춘장을 부어서 프라이팬으로 요리하는 것인데 프라이팬 망칠까봐 그러지는 못하고.(아내들은 이런 걸 무척 싫어한다.)
   춘장이 끓어 갈 때쯤 마지막으로 팽이버섯을 투하. 짜장에 팽이버섯 넣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도 다른 버섯이 있었더라면 절대 넣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짜장은 완성했는데, 면이 없다. 아들에게는 짜장면 만들어준다고 큰소리 쳤는데... 물론 처음 생각은 라면사리라도 삶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조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아내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 버렸다. 아이에게 라면 먹이는 것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다. 
   아들아, 오늘은 그냥 짜장밥으로 만족하자.
   오랜만에 셋이 겸상으로 검은 밥을 먹는데, 헉! 진간장 냄새.... 요놈을 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아빠가 만들어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아들 형민이는 이번에도 맛있게 잘 먹어준다. 그럼 됐지 뭐.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무상급식 원상회복과 홍준표 도지사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내서 학부모단체 기자회견문


  자녀들의 손을 잡고 산으로 공원으로 나가야할 가정의 달 5월에 우리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평등한 밥그릇을 되찾고자 거리에 나섰습니다. 지난 수 년간 문제 없이 잘 시행되어 온 무상급식이었습니다. 이미 사회적 합의가 끝났으며 이제는 도시의 중등학교로까지 확대하기 위한 논의가 있어야할 시점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홍준표 도지사 한 사람의 독단에 의해 경남의 무상급식이 전면 중단되었으니 경남 복지행정의 퇴보가 통탄스럽습니다.

  지난 3월, 새누리당 소속의 경남도의원들은 도민들의 여론까지 무시하며 서민자녀교육지원조례를 통과시켰습니다. 이 조례는 홍준표 도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에 사용할 예산을 없애기 위해 급조한 것이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남의 무상급식 중단에 새누리당의 도의원들 또한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무상급식 관련 중재안을 내놓았다고 하니 그 진정성을 어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 학부모들은 홍준표 도지사의 선별급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새누리당 도의원들의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제안한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은 아이들을 부모 소득으로 구분하여 가난을 낙인찍어 아이들 마음을 멍들게  하는 반인권적이고 비교육적인 안이기 때문입니다. 

 



  내서읍에 소재한 12개 초,중학교 학부모회와 무상급식 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은 소득별 선별적 무상급식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아가던 차에 박종훈 교육감의 중재안 수용불가 발표를 듣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박종훈 교육감의 중재안 수용불가 발표를 환영하며, 2014년 수준의 무상급식 회복을 위해 경상남도와 도의회 및 지자체가 교육감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합니다.
도교육청이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161억 원은 아이들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데 쓰여야할 예산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예산을 줄여서 161억 원을 마련하겠다는 결정은 자신의 살을 베어내는 것만큼이나 고통스러운 결정이었음을 알기에 학부모들은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미봉책이긴 하나 올해는 이렇게라도 무상급식을 작년 수준으로 되돌려 놓고, 안정적인 무상급식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모아가자는 제안을 경상남도와 창원시가 즉각 수용하여 더 이상의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백 일 붉은 꽃 없고, 십 년 가는 권력 없다'는 격언을 확인한 날입니다. 중앙 정치판에서 퇴출당하고도 지역주의 정치풍토에 기대어 경남의 맹주로 군림하며 독불장군처럼 행세하더니, 불법자금 수수의혹으로 초라한 피의자가 되어 검찰에 출두하는 홍준표 도지사야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반면교사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혐의사실을 부정하고 있고 증인을 회유함으로써 증거인멸을 시도하고 있으므로 구속수사가 마땅할 것입니다. 홍준표 지사는 스스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경남도민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즉각 도지사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하나.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교육감의 제안을 즉각 수용하여 무상급식을 원래대로 돌려 놓으라.

하나. 경남 도정을 파탄내고 불법정치자금으로 경남도민에게 불명예를 안긴 홍준표 도지사는 즉각 사퇴하라.

하나. 검찰은 불법정치자금 전달자를 회유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홍준표 도지사를 구속 수사하라.

                                                            2015년 5월 8일
                            무상급식 되찾기 내서학부모행동
                                             내서 12개 초중학교 학부모회
(감천초 학부모회, 광려초 학부모회, 삼계초 학부모회, 상일초 학부모회, 안계초 학부모회, 전안초 학부모회, 중리초 학부모회, 광려중 학부모회, 내서중 학부모회, 삼계중 학부모회, 호계중 학부모회)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어린이날인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 오전에 있었던 어린이날 동네문화한마당 사진들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인파에 놀랐습니다.
약 7천여 명이 다녀가신 것으로 추산됩니다. (소방서 관계자의 추산이며, 무상급식 촉구 서명에 동참하신 분들만 해도 3천 명이 넘는 것으로 봐서, 아이들까지 해서 모두 7천~1만여 명이 내서 어린이날 문화한마당을 다녀가신 것으로 파악됩니다.)

300 명의 청소년 자봉단과 50여 대학생 자봉단, 100여 분의 성인 자봉단, 그리고 무상급식 서명대를 맡아주신 학부모님들까지 해서 우리 모두가 함께 했기에 더 의미 있는 문화한마당이었습니다.

이웃의 함주공원 어린이날 행사는 우리보다 더 풍성하고 볼 거리도 많았을 것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엄연히 존재합니다. 함안의 경우 군에서 5천만 원의 예산이 지원된다는군요. 우리는 창원시에서 250만 원이 채 못되는 금액을 지원받아 행사를 준비합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이렇게 규모 있는 문화한마당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지역의 여러 단체를 추동하여 함께 준비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푸른내서주민회가 주축이 되지만 혼자서 다 할 수는 없는 것이며, 여러 단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지 않았다면 이런 행사는 불가능합니다.

오늘 행사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전합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주민투표 발의 서명과 창원광역시 승격을 촉구하는 서명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상급식 회복 촉구쪽으로 흐르고, 플래시 몹까지 등장하자, 어느 국민(시










민이라 불러주고 싶지 않네요)께서 경찰서에 신고를 했답니다. 무상급식 관련 불법집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그래서 경찰이 출동을 해서 보고 갔다네요. 신고한 그 국민은 우리가 이러는 것이 참 못마땅한가봅니다.
그런데 어쩐대요? 이미 집회신고까지한 합법집회였는데. ㅎㅎ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딱 20년 전이다. 1995년 봄.
3월 9일 논산훈련소로 입대해서 4주 훈련 마치고 후반기교육 받으러 부산으로 내려왔었다. 그때는 육군기술병과학교가 부산에 있었다. 주특기는 960 행정보급병. 6주 과정이었다.
3학년 마치고 입대해서 다들 동생뻘이었다. 경남대 경제학과 3학년 마치고 왔다는 이 친구, 새벽에 같이 초소근무하면서 투쟁가를 함께 부르곤 했었다.
자대배치 받기 전날밤 우리 소대 내무실에서는 '전화카드 한 장'이라는 노래가 나즈막하게 퍼져갔다. 우리 둘이 시작한 그 노래는 소대원 대부분이 함께 부르기에 이르렀다.

언제라도 힘들고 지쳤을 때 내게 전화를 하라고
내 손에 꼬옥 쥐어준 너의 전화카드 한 장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고맙다는 말 그말 한 마디 다 못하고 돌아섰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널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그렇게 각자 자대배치 받아 헤어지고는 20년 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냈다.
올봄 그 친구가 그립다.
임호야, 잘 지내고 있냐?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오늘도 감천초등학교는 의무급식 회복을 염원하며 걸어서 등교했습니다.
참가 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서 학생 50명(전교생 76명), 학부모 14명이 참가해 주셨습니다.
빈이 아버님께서 깃발을 들고 앞장 서시고, 어머님들이 현수막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아이들이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창원교육지원청 김점성 교육국장님께서 우연히 저희 행렬을 발견하시고 끝까지 함께 걸어가셨습니다. 본래는 내서지역 학교앞을 돌며 1인시위 하시는 학부모님들께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드리려고 내서에 들어오셔서, 차를 타고 지나가시다가 감천초 아이들이 줄지어 가는 것을 보고 합류했다고 합니다.
저희 교장, 교감, 교무 선생님도 간식 먹는 정자나무까지 내려오셔서 함께 걸었습니다.
걷는 동안 교가도 부르고, 고학년 형아들 선창에 맞쳐 자기네들끼리 구호도 외치며 즐겁게 등교했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좀더 걸려서 45분 걸렸습니다. 중간에 힘든 아이들은 차에 태웠는데 저학년 아이들도 끝까지 걸어가겠다고 해서 차량을 이용한 아이는 네 명에 그쳤습니다.
무상급식이 이루어지더라도 이렇게 걸어서 등교하는 행사는 종종 필요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5. 2. 25. 02:35 세상 비틀기

 

2015년 2월 24일자 경남도민일보 10면에 실린 반론문

 

정당한 요구를 이기심이라니

이우완 (푸른내서주민회 편집부장)

사실관계 외면한 주관적인 속단

대다수가 이익 공유하는 공공재로 봐야

펜촉은 칼끝보다 날카로웠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두고 어느 문학평론가께서 내놓은 시사평론이 칼끝처럼 날아와 가슴을 후벼 파놓았다. 아팠다. ‘이기심’과 ‘변질’이라는 두 단어는 가슴에 박힌 유리파편처럼, 두고두고 가슴을 찔렀다.

 

내서주민들의 분노를 일으킨 문제의 글. 2015년 2월 17일자 경남도민일보.

 

2월 17일자 경남도민일보 10면의 ‘주민 불편 혹은 이기심’이라는 글에서 정문순 씨는 내서주민들의 내서IC 무료화 주장을 ‘이익 얻으면서 대가 치르지 않는 이기심’이라 단정했다. 그런 주장에 앞장서는 내서지역의 시민단체를 두고 ‘이기적 욕망인지 숙원 사업인지조차 가늠하지 못’하는 ‘변질’된 주민운동이라고까지 하였다. 그러나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추측만으로 그 어마무시한 말들을 쏟아놓고 있었다.

 

내서IC통행료 무료화 투쟁 10주년을 맞아 경남도민일보가 특집으로 다룬 기사. 사진 속의 인물은 푸른내서주민회 이민희 사무국장.

 

내서IC개통이 가져다 줄 ‘이익’에 대해 당시의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도로공사측은 내서IC가 개통되면 내서읍~마산·창원시내간 교통량 분산으로 이 구간 출·퇴근 차량 운행시간을 20분 이상 단축할 수 있고 시내도로 교통체증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4년 8월 26일자 경향신문)

교통량 분산으로 시내도로의 교통체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면 내서IC를 직접 이용하지 않는 시내도로 이용자들도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다. 내서IC는 비용을 지불한 이용자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익을 공유하는 공공재로 보는 것이 맞다. 그런데 서마산IC와 동마산IC에도 없는 요금소를 내서IC에만 만들어 놓고 내서IC 이용자에게만 이익에 대한 대가를 내놓으라고 하니, 우리는 그 부당함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기적이란 말인가?

내서의 관문인 내서IC. 요금소가 설치된 차로는 서마산IC에서 들어오는 차선이다.

남해고속도로 산인요금소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요금소에서 요금을 낸 차량은 내서IC에서 빠져나오든, 서마산IC나 동마산IC까지 가든 모두 요금을 더 내지 않아도 된다. 산인요금소와 칠원요금소에서 이미 지불했기 때문이다. 내 차가 어디까지 갈지를 어떻게 알고 미리 요금을 계산했다는 것일까? 그런 건 상관없다. 내서IC와 서마산IC의 중간지점까지로 계산하여 모든 차량에 일률적으로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내서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차량 이용자들은 달리지도 않은 도로에 대해서도 요금을 지불해왔다. 정문순 씨의 표현에 따르자면 통행료를 걷지 않는 서마산IC~동마산IC 구간의 고속도로 유지 보수비를 내서IC 이용자들이 지불해온 셈이다. 자그마치 10년 동안이나 계속되어 온 이 부당한 처사를 바로 잡고자 하는 주민들의 주장을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기심으로 낙인’ 찍는 것이 옳은가?

선거를 무기로 단체장을 압박하여 주민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것을 두고 ‘주민운동이 변질하는 것’으로 보는 데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은 늘 갑이었다. 유일하게 유권자가 갑이 되는 시기가 바로 선거기간이다. 이 시기를 놓치고 아무리 애를 써본들 갑의 자리를 차지한 결정권자들이 꿈쩍이나 하던가. 선거는 지역주민들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선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는 그 투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다. 각종 유권자연대에서 후보자측과 맺는 정책협약은 선거를 잘 활용한 예라 할 수 있다.

 

2015년 2월 17일 오후 2시에 방영된 '행복마을 콘서트 동네방네'.

 

주민운동이 ‘변질’되어 안타깝다던 정문순 씨의 글이 실린 지난 17일은 KBS 1TV 특집 ‘행복마을 콘서트 동네방네’라는 방송프로그램에서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고 있는 ‘푸른내서주민회’의 활동이 소개된 날이기도 했다. 단체명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정문순 씨가 말한 ‘내서지역의 시민단체’는 푸른내서주민회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런 푸른내서주민회의 주민운동이 변질되었다고 하니 변질되지 않은 주민운동은 어떠해야 하는지 궁금해질 뿐이다.

이 글은 경남도민일보 2015년 2월 17일자 정문순 씨의 '주민불편 혹은 이기심'이라는 글에 대한 반론으로 2015년 2월 24일자 경남도민일보에 투고하여 실린 글입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