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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의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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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초중등교육법 18조'에 해당되는 글 1

  1. 2014.11.21 어느 작은 시골 초등학교의 학예회
2014. 11. 21. 18:48 더불어 사는 세상 이야기

학예회 시즌입니다. 초등학교 학예회가 있는 날이면 이른 아침부터 학교 정문앞에는 꽃다발을 놓고 파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느라 분주합니다. 아홉 살인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의 학예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감천초등학교 3~6학년 학생들의 합창 '우리들의 하모니'

 

아들 형민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학생수 1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시골학교입니다. 이 학교에는 아직 강당이 없어서 학예회 행사는 급식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60여 명의 학부모들이 자녀의 공연을 보기 위해 행사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손에 손에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의 공연을 주시하는 학부모.

 

무대도 좁고 관람석도 좁을 뿐더러 기둥까지 시야를 가렸지만, 준비한 공연을 펼치는 아이들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고, 그런 공연을 보는 부모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학부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공연이 아니라 아이들 또한 즐기며 준비한 공연이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2학년 아이들의 '찌르고! 흔들고! 디스코!'

 

부모인지라 내 아이만 눈에 들어올 뻔도 한데, 감천 부모들은 모든 아이들이 제 아이인양 다른 학년 아이들의 공연에도 연신 박수를 치며 즐거워 합니다.

 

유치원 동생들의 밸리댄스

 

1학년 아동들의 댄스 '신나게! 즐겁게! 어이~'

 

 

3학년 아동들의 오카리나 합주 '소리 모아 마음 모아'

 

3~6학년 학생들의 합창을 끝으로 학예회가 끝나고 2부 가족 독서골든벨이 열리는 동안 학부모들은 학년별로 모여서 학교 관련 안건을 논의하였습니다. 가장 시급한 현안이 통학버스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멀리서 통학하기 때문에 통학버스가 현재의 25인승 1대로는 부족합니다. 학부모들이 부담을 해서라도 보조 차량을 둘 것인지 말 것인지를 논의하였습니다.

 

빌딩숲이 아닌 진짜 숲에 둘러 싸인 학교. 지난해 운동회 모습.

많은 사람들이 초등학교 입학은 주소지에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초중등교육법 18조에는 입학 예정학교를 변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학부모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입학할 학교 변경을 요청하면 해당 학교장은 허락하도록 해놓았습니다. 특별한 사정이란 것이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서 자연가 가까운 학교로 보내서 치유하고 싶다.' 정도만 되어도 가능합니다.

 

학예회를 마치고 나온 아이들. 등에 자기 얼굴을 그렸다.

 

도시의 번잡한 교실이 싫고, 지나친 경쟁 교육이 싫어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의 시골 학교을 선택한 감천 학부모들은 비록 강당이 없어 급식소에서 학예회를 하더라도, 학교의 외형적 발전보다 교육과정의 내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지랄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평생 하게 될 지랄의 총량은 일정하여 어릴 때 모범적으로 자란 사람은 커서 부모 애를 먹이고, 어려서 부모 애를 많이 먹인 사람은 커서 지랄을 덜 하게 된다는 속설이죠.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지랄총량의 법칙은 있어도 행복총량의 법칙은 없다.' 아이들이 커서 행복하기 위해 어린 시절을 불행하게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누구든 지금 당장 하루하루가 행복해야합니다. 미래의 행복에 어린시절을 저당 잡히지 말아야 합니다.

얘들아, 콩나물 처럼 쑥쑥 한순간에 자라지 말고 매 순간순간을 즐기며 천천히 자라렴.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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