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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의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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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

2014. 11. 16. 07:23 더불어 사는 세상 이야기

죽은 병아리 묻어주면 폐기물 불법 매립

 

죽은 병아리 '샐리'를 묻어주는 형민이 

‘마트 계란이 병아리로 .... 진짜 되네요’(오마이뉴스 10월 31일자) 기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문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제 기사의 내용 중에 부화된 병아리 중 한 마리가 죽어서 아파트 옆 화단에 묻어주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것이 폐기물관리법상 위법한 행위여서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것입니다. 폐기물관리법에서는 집에서 기르던 동물이 죽으면 생활폐기물로 분류하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샐리. 외로울까봐 형민이가 친구를 만들어 줬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인지라 어리둥절할 뿐이었습니다. 직접 생명을 불어넣어서 세상에 태어나게 하고, 다른 병아리들보다 아끼고 사랑하며 기르던 '샐리'의 죽음 앞에서 아홉 살 형민이가 겪어내야했던 그 슬픔만 보이는 줄 알았습니다. 태어나서 한 달도 채우지 못하고 떠난 저 작은 몸뚱아리 하나 묻어 주는 것까지 법의 잣대로 심판해야 하는가 하는 저항감마저 들었습니다.

폐기물 관리법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07.5.17., 2009.6.9., 2010.1.13., 2010.7.23.>

1. "폐기물"이란 쓰레기, 연소재(燃燒滓), 오니(汚泥), 폐유(廢油), 폐산(廢酸), 폐알칼리 및 동물의 사체(死體) 등으로서 사람의 생활이나 사업활동에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을 말한다.

 

그러나 '폐기물 관리법'이라는 현행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아무리 작은 동물의 사체라 하더라도 법에 위배된 행위인 것은 사실입니다. 위법한 행위였음을 모르고 기사에 실었던 것 또한 저의 불찰이니 다른 누구를 탓할 계제가 못 됩니다. 그러니까 저는 두 가지의 잘못을 저지른 셈입니다. 죽은 '샐리'를 화단에 묻어줌으로써 폐기물을 매립한 것이 하나요, 그 사실을 기사에 실어 '자랑'함으로써 수 많은 독자들에게 불법을 권한 것이 또 하나입니다.

먼저, 첫 번째 잘못에 대해 처벌은 달게 받겠다는 마음으로, 민원을 이첩 받은 관할구청 환경과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문의를 했습니다. 모르고 한 일이고 처음인데다 매립한 폐기물이 적은 양이라 과태료 없이 '원상복구'만 하면 되겠다고 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샐리의 사체. 이제는 폐기물이라 해야 한다.

 

원상복구라는 것은 묻은 병아리 사체를 파내어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일반쓰레기 수거함에 넣으라는 것입니다. 왠지 '샐리'를 쓰레기 취급하는 것 같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동물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동물병원에 맡기면 허가 받은 업체에서 수거해서 소각해 준다고 합니다. 비용은 2만 원부터 해서 1Kg이 초과할 때마다 1만 원씩 추가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화장'이 아니라 '소각'입니다. 게다가 동물병원에서 나오는 각종 의료폐기물과 함께 소각하는 것이어서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놓으면 수거업체에서 가져가서 소각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애완동물 장례업체에 맡겨 화장하는 방법도 알아봤습니다. 죽은 동물의 장례식을 치르고 화장을 하여 뼈를 분쇄한 다음, 납골당에 안치하거나 수목장 또는 풍장을 한다는데, 사람의 장례식을 방불케 합니다. 비용은 적게는 20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까지 한다고 합니다. 애완동물을 가족과 같이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아깝지 않게 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관할구청 환경과 직원분이 샐리 묻은 곳을 파고 있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구청 환경과에서 환경순찰하러 가는 길에 들르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경비실에서 삽을 빌리고 쓰레기 종량제 봉투까지 준비를 하고 아파트 앞으로 나가서 조금 기다리니 순찰차가 왔습니다. 병아리 묻은 화단으로 안내를 했지만, 묻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 삽으로 쿡쿡 찔러보다가 묻을 때 찍은 사진속의 나무 모양을 보고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제 삽질이 시원찮았는지 환경과 직원분께서 삽을 빼앗더니 몇 삽만 샐리의 사체를 찾아냈습니다.

 

손수건에 쌓인 모습 그대로 부패가 제법 진행되었다.

 

 묻어줄 때 쌌던 하얀 손수건에 그대로 싸인 채 다시 땅위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쓰레기봉투에 담겨 버려질 한낱 쓰레기일 뿐입니다. 현행법이 그래서 어쩔수 없다지만, 기르던 애완동물이 죽으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는 것이 국민정서에는 맞지 않아 보입니다.

파낸 '폐기물'은 환경과 직원분께서 쓰레기봉투에 수거해 감으로써 제가 직접 처리해야하는 마음의 수고로움을 조금이나마 덜게 해주었습니다. 환경과 직원들로서도 위(?)에서 내려온 민원인지라 확실하게 처리해서 결과까지 보고해야 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잘못과 관련하여 오마이뉴스에서 징계를 주시면 받겠다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자유롭게 기사를 올리는 시민기자이기에 징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기르던 애완동물의 사체를 묻어주면 안 된다는 것을 알리는 글을 써서 제 기사가 범한 두 번째 잘못에 대해 바로잡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처럼 애완동물의 사체가 폐기물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기에 사실을 바르게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첫 기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의 성원으로 인해 제 자신이 우쭐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일은 기사 쓰기가 얼마나 신중을 기하는 작업이어야 하는가를 절실히 느끼게 한 계기였습니다. 다시 초심을 가다듬고 제 자신의 글쓰기 과정을 돌아보며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 퍼 가실 때에는 출처까지 꼭 기록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아들과 함께 직접 제작한 부화기에 마트 계란을 넣어 병아리 부화에 성공했다는 기사가 인터넷 뉴스의 메인에 오르면서 많은 독자들께 읽히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시민기자로 등록만 해놓고 10여 년 동안 기사 한 편 쓴 적 없던 저로서는 처음 쓴 기사가 많은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게 되어 한 동안 얼떨떨했습니다.(관련기사 : 마트서 파는 계란, 병아리로 부화....진짜 되네요.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47614 )

  

10월 31일자 <오마이뉴스> 메인 화면

 

그러나, 호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비판적인 댓글도 있었고, 모욕적인 악플도 있었습니다. 비판 중에는 제가 미처 살피지 못했던 것을 지적해주시는 의견도 있어서 저를 부끄럽게 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기사의 내용과 의도를 벗어난 자의적 확대해석을 근거로 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생명 존중'을 '모든 살생에 대한 반대'와 동일하게 판단한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채식주의자도 아니며, 동물보호론자도 아닙니다. 다만, 어떤 생명이든 살아서 학대받지 말아야 하고 죽어서 헛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필요 이상의 살생을 반대할 뿐입니다.

 

동학의 이천식천(以天食天)

일찌기 해월 최시형 선생께서는 '이천식천(以天食天)'이라는 말로 이를 설명하였습니다. 모든 만물은 한울이 아닌 것이 없으므로 사람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한울이 한울을 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서 보게 되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울 전체로 본다면 한울이 한울 전체를 키우고, 한울과 한울의 기화를 서로 통하게 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이를 한살림연합 윤선주 이사는 "먹는 일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떻게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한울이 한울을 먹는다는 것은 나를 먹고 살게 해서 키운 세상, 천지만물, 천지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되갚을 수 있을까를 되새기고 실천하는 마음을 말합니다. 진화론에서 주장하는 약육강식의 논리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거룩한 세계가 열리는 것입니다."라고 평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천식천(以天食天)

내 항상 말할 때에 물건마다 한울이요 일마다 한울이라 하였나니, 만약 이 이치를 옳다고 인정한다면 모든 물건이 다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 아님이 없을지니,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은 어찌 생각하면 이치에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으나, 그러나 이것은 사람의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쳐서 보는 말이요, 만일 전체를 키우기 위하여 같은 바탕이 된 자는 서로 도와줌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이루게 하고, 다른 바탕이 된 자는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으로써 서로 기운이 화함을 통하게 하는 것이니.

그러므로 한울은 한쪽편에서 동질적 기화로 종속을 기르게 하고 한쪽편에서 이질적 기화로써 종속과 종속의 서로 연결된 성장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니, 합하여 말하면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은 곧 한울의 기화작용으로 볼 수 있는데,

(수운)대신사께서 모실 시(侍)자의 뜻을 풀어 밝히실 때에 안에 신령이 있다함은 한울을 이름이요, 밖에 기화가 있다함은 한울로써 한울을 먹는 것을 말씀한 것이니 지극히 묘한 천지의 묘법이 도무지 기운이 화하는 데 있느니라.

- 해월 최시형 선생의 1885년 설교(천도교경전 해월신사 법설편)

 

독자들의 의견에 일희일비하는 저에게 오래 전부터 파워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는 한 선배는 비판에 귀 기울이되 악플은 분석하거나 대응하려 하지 말라고 조언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악플에 익숙해지고 대범해질 때 비로소 대중적인 글쓰기에 한 발이라도 더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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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4. 10. 14. 10:26 더불어 사는 세상 이야기

페이스북에서 원하지 않는 앱 초대를 차단하는 방법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거의 매일매일 앱 초대를 알리는 창이 뜨죠? 그 중에서도 CallApp Contacts 라는 앱의 초대가 가장 많을 것입니다.  이 앱은 누군가로부터 초대를 받은 사람이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게 되면 그 사람의 페이스북 모든 친구에게 자동으로 초대장이 발송되게 되어 있어서 그 확산이 마치 '좀비'를 연상케 합니다. 초대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하도 많은 친구로부터 초대를 받다보니 '이게 뭐길래 그렇게들 많이 초대하지?' 하며 앱을 다운받아 실행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귀찮은 앱 초대를 차단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요, 알고 나니 아주 쉽더군요. 함께 공유하고자 올립니다.

 

오른쪽 상단의 자물쇠 보이시죠? 그 옆의 역삼각형입니다.

먼저, 페이스북에 접속하셔서 오른쪽 상단의 자물쇠 옆에 있는 역삼각형을 클릭합니다.

 

 

'설정'을 클릭

그리고 위 메뉴 바가 나타나면 '설정'을 클릭합니다.

 

 

다음으로 '차단'을 클릭합니다.

 

 

차단하고 싶은 항목이 쭈욱 나오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아래에 있는 '웹 차단'에다 CallApp Contacts 라고 쓰면 됩니다. 영문 철자 중 몇 글자만 치면 자동으로 뜰 겁니다. 그러면 그것을 클릭해주면 끝납니다. 다른 앱도 같은 방식으로 차단하면 됩니다.

지금 바로 차단해 보세요. 페이스북이 더 유쾌해질 것입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전 국민이 세월호 침몰사고의 슬픔에 빠져 있는 틈을 타서 새누리당은 KBS 수신료를 4,000원으로 인상하려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에 기습 상정하였다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단독처리에 실패하였다고 합니다.

현재 KBS의 수신료는 월 2,500원입니다. 금액만 놓고 봐서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KBS가 보이는 행태를 봤을 때 그 돈도 아깝다는 반응을 보이는 국민이 대다수입니다. 지난 이명박 정부 때부터 공영방송의 생명인 공정성을 잃고 정권의 홍보방송국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이번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보여온 보도행태는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기에 충분했습니다. 마치 좋은 취재 거리나 생긴 듯 하이에나처럼 몰려들어서는 정부의 발표만 앵무새처럼 되풀이 할 뿐이었습니다. JTBC를 제외한 대부분의 방송사가 매한가지였지만, KBS는 그 정도가 가장 심했습니다. 그 일례로, 유가족들이 칸막이 시설도 없는 체육관에서 숙식을 하는 동안, KBS 기자들은 호텔급인 국립남도국악원에서 무료로 숙식했다가 들통이 난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행태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을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오직 대통령의 안위와 지지율, 그리고 시청률만 생각하는 저들의 유전자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이(한선교를 비롯한 새누리당과 그 나팔수인 KBS) 수신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하는 명분은 무엇일까요? 현재의 수신료가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광고 없이 국민의 수신료만으로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먼저, 수신료가 34년째 그대로 묶여 있다는 것과 관련해서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 숨어 있습니다. 34년 동안 2,500원으로 전혀 인상이 없었다는 듯이 말하고 있지만, 실제 KBS가 징수한 수신료는 9배 증가하였으며 광고수익은 15배 증가하였습니다. TV수상기가 전 가정에 보급되어 수신료 징수 대상이 늘었고, 수신료를 전기세에 병기하여 부과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마치 34년 전의 수준으로 지금의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2100억의 광고수익을 줄여 공영방송을 이루겠다고 하는데, 이미 공영방송에 대한 의지가 없는 저들이 2100억 원이나 되는 광고수익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KBS가 상업광고를 하지 않게 되면 KBS로 오던 2100억 원의 광고가 어디로 갈까요? 바로 채널A, TV조선, JTBC 등의 종편으로 몰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KBS, MBC에 이은 정권의 서자들에게 그 혜택을 돌리겠다는 것입니다.  

이상의 이유로 저는 KBS 수신료 인상에 동의할 수 없으며, 오히려 KBS 시청을 끊고 수신료로 1원도 내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방송 수신료 관련 법에는 KBS를 보든 안 보든 TV수상기가 있는 가정에서는 의무적으로 수신료를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수신료 거부하는 방법으로 몇 가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가능한지 검증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저희가 1년 정도 수신료를 끊었던 경험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는 아이 교육상 진짜로 TV를 없앴던 경우이지만, 굳이 없애지 않더라도 통용되는 방법입니다. 특히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유용한 방법일 것입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관리사무소에 전화하여 아이 교육상 텔레비전을 없애기로 했다고 했더니, 알았다고 하면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려고도 하지 않고 바로 조치를 해 주었습니다. 그 다음달부터 수신료 2,500원과 아파트에서 단체로 가입한 케이블 방송 시청료 3,300원까지 관리비에서 삭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케이블 방송까지 끊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럴 때는 아파트에서 단체로 가입한 케이블 방송 말고 다른 인터넷방송을 신청하여 보면 됩니다. 물론, 보기 싫은 KBS만 빼고 보면 되겠죠.

아파트마다 또는 지역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으므로 먼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알아보고 나서 안 되면 아래 그림처럼 한전에 요구하면 될 것입니다.

한전에 전화해서 처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시골살이 하루 체험기 

아버지 생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 초순이면 해마다 저희 여섯 남매는 고향집에 모입니다. 이때가 저희 고향인 남해는 가장 바쁜 농번기이기도 합니다. 남해의 특산물인 마늘쫑, 땅두릅, 고사리가 모두 이때 나오기 때문입니다.  

새벽 4시 50분. 어제 다듬어 박스에 넣어둔 땅두릅을 공판장에 내어야 했습니다. 아직 캄캄한데도 일찍 내다 놓고 밭에 일하러 가셔야 한다고 해서 제 차로 실어 가기로 어젯밤에 얘기가 되었습니다. 뒷좌석을 접고 땅두릅 상자 50개를 실어다가 이웃마을에 있는 공판장에 내려놓고 옵니다.

 

남해군 고현면 포상리에 위치한 땅두릅 공판장에 땅두릅을 출하했다.

 

남해에서도 특히 저희 포상리(포상마을, 선원마을, 천동마을을 포상리라 함)에서 많이 재배하는 땅두릅은 나무두릅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는 않습니다. 뿌리를 심어두면 4월경에 새순이 올라오는데 그 순이 바로 땅두릅입니다. 뿌리 주변에 북을 두둑하게 주면 새순이 하얗고 길게 올라와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맛도 나무두릅과 많이 다르진 않습니다. 나무두릅이 씹을 때 약간 스펀지 씹는 느낌이 있는 것에 비하면 미감이 더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6시. 어둠이 서서히 물러가고 온 세상은 갖가지 새들의 노래로 가득 찹니다. 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 생활을 하는 저로서는 자주 접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멜로디입니다.

새벽에 도착한 셋째 누나와 자형, 아침밥을 준비할 두 며느리, 허리 수술로 밭에 나가지 못하시는 어머니를 남겨놓고 모두 깨워서 밭으로 갑니다.올봄에 포크레인 불러서 넓힌 밭에 돌을 주워 내는 작업을 합니다. 웬만한 학교 운동장보다 커 보입니다.

 

밭가에는 찔레꽃과 아카시아꽃이 활짝 피어서 은은한 향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아버지 혼자 하셨다면 한 나절이나 걸렸을 일을 여럿이서 30분 만에 끝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고사리밭에 들러 고사리를 꺾습니다. 고사리는 어린 순만 꺾어야 하는데, 며칠 동안 부모님이 바빠서 못 꺾었는지 잎이 피기 시작하는 순이 많습니다. 그런 순은 질겨서 먹기 힘듭니다. 명절에 비빔밥을 먹다가 고사리나물이 너무 질겨서 먹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왜 그런 고사리순은 꺾으면 안되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잎이 막 피기 시작하는 고사리를 아깝다고 꺾어서 팔면 그렇게 되는 거랍니다.

 

이렇게 두 시간 넘게 일을 마치고 와서 먹는 아침밥이 얼마나 맛있는지는 경험자들만 아실 겁니다. 두 며느리가 차린 아침밥을 반주 섞어서(아침부터 술입니다.) 먹고는 마늘밭에 쫑대 뽑으러 갑니다. 마늘쫑은 뽑아서 가지런히 다듬어 2킬로그램 단위로 묶어서 공판장에 냅니다. 하지만 땅두릅과 고사리 하느라 마늘쫑은 뽑을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안 뽑고 그냥 두면 마늘이 굵어지질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마늘쫑을 다 꺾어서 버리게 됩니다.

 

 

저는 뭔가를 만든다고 열외 받았습니다. 목공에 재미를 붙이고는 몇 가지 공구들을 구입했지만, 작업할 공간이 없어 몸이 건질건질 하던 차에 아내가 이번에 시골 내려가서 만들어 보라며 라티스를 주문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나무와 공구를 챙겨서 갔었습니다. 순전히 수공구들만 가지고 하려니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특히 전통 문살을 만들어야 하는데, 톱질하고 끌로 따내고 하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삼겹살 구워 점심을 먹고는 여자들은 마늘쫑 다듬는 일을 합니다. 가져가서 장아찌 담그겠다며 가져갈 만큼씩 챙겨 넣더군요. 저희 아내도 챙기던 걸 봐서 올해는 마늘쫑장아찌를 먹을 수 있으려나 봅니다.

그리고, 남자들은 볍씨를 모판에 담는 일을 합니다. 김유정의 [봄봄]에서는 ‘모를 붓는다.’라고 했죠. 기계로 모를 심기 때문에 규격화된 모판에 고운 흙을 채우고 그 위에 소독한 볍씨를 골고루 뿌린 후 물논에 가져다 놓고 부직포를 씌우는 작업입니다. 시골 출신들은 ‘못자리 한다.’고들 합니다. 논이 적어서 모판 150개로 마무리합니다.

 

 

일하다가 남해를 빠져나가는 국도를 봤더니 차들이 꼼짝을 안합니다. 남해는 관광자원이 풍부해서 오늘같은 이런 연휴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길이 막힐 정도는 아니었는데...... 몇몇은 오늘 올라가야하는데, 길이 막혀서 가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녁 먹고 천천히 가기로 마음을 느긋하게 고쳐 먹습니다.

 

5시 30분경에 못자리 일이 끝나고 집에 와서 목공 작업을 계속하는데, 가슴팍이 너무 아파서 상체를 숙이지 못하겠네요. 결국 작업을 끝내지 못하고 그대로 두고 정리를 합니다. 다음주에 다시 내려와서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저녁 먹을 무렵이 되니 통증이 더 심해져서 앉았다 일어서는 것도 너무 고통스럽네요. 결국 남해병원 응급실을 찾습니다. 4년 전에 가슴 통증으로 병원에 갔다가 10일 가량 입원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 병이 아닐까 걱정하며 사진도 찍어봅니다. 다행히 근육통이라네요.

 

아들 고등학교 진학하면 귀촌할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하루 일하고 이렇게 아파 버리니 부끄럽기 짝이 없네요. 부모님은 일흔 셋이 넘도록 저렇게 버티고 있는데.

주사 맞고 약까지 먹고 나니 조금 낫기도 합니다. 새벽 일찍 시작한 하루였기에 오늘 하루가 엄청 길게 느껴집니다. 이제 고단한 몸을 누이고 좀 쉬겠습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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