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출전하는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라고 해서 채널 고정해놓고 보다가
'어! 이거 옛날 경기 다시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고 순간 어리둥절했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붙어앉아 열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얼른 관련 뉴스를 찾아봤습니다. 영국정부가 코로나와의 동거(위드 코로나)라는 대규모 실험을 감행하기로 했고, 프리미어리그 개막식부터 관중의 입장을 허용했다는 기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코로나를 일반적인 독감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입니다.

영국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이런 실험을 감행하는 이유는 높은 백신접종률에 따른 자신감과 경제 침체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절박함 때문일 것입니다. 거기에다 영국민들의 축구사랑도 작은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영국의 많은 의료인들은 이 실험이 무모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대규모 생체실험이라며 비판적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높은 백신접종률에도 여전히 하루 3만 명 이상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망자 또한 하루 100명 이상씩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의 결과는 한두 달 후면 나타날 것입니다. 많은 나라에서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정부는 어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한다는 발표와 함께 9월말이나 10월초에는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여러 여건을 종합하는 그 검토에는 영국의 이번 실험 결과 또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누가 뭐라해도 지난 2년간 우리나라는 코로나 방역과 경제성장에서 다른 OECD 회원국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잘 해왔습니다. 그러함에도 우리 주변의 경제사정은 어렵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인 것도 사실입니다. 수치로만 나타나는 경제성장이 국민들의 손에 와 닿는 성장이 되려면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하루빨리 완화되어 경제활동에 제약이 없어야 합니다.
영국의 '위드 코로나' 실험 결과를 보고 우리나라도 '위드 코로나'를 검토할 시점이 왔을 때 우리나라는 영국의 현재 백신접종률에 도달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검토라도 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활동량이 가장 많은 18세~49세에 해당하는 국민들의 접종률이 높아야 합니다.
지금은 그나마 의존할 수 있는 것이 백신과 마스크입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의 관중을 비롯한 영국민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면 '위드 코로나' 실험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내다봅니다.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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