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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서의 이우완
이우완은 창원시의 외곽에 위치한 내서읍에서 13년간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회, 생협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을 해 오다가 2018년 6.13지방선거에 출마하여 창원시의원으로 당선되어 의정활동을 시작했고, 2022년 재선의원이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는 이우완의 의정활동을 시민들께 보고드리고,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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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20. 09:40 의정보고서

이우완은 처음이시죠? 내서의 새 일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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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8. 3. 18. 00:02 의정보고서

내서의 새 일꾼 이우완,

창원시의원 선거에 출마합니다.

2006년, 개나리가 화사하게 핀 어느 봄날 강보에 싸인 아들을 안고 내서로 이사해 왔습니다. 내서라는 마을공동체가 함께 길러준 덕에 아이는 잘 자라서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습니다.


제 아이가 받은 마을공동체의 혜택을 더 많은 주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주민단체 집행부로, 작은도서관 관장으로, 마을학교 교사로 활동해 왔습니다.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 라는 지극히 당연한 헌법적 가치가 정치적 논리에 짓밟혔을 때는 학부모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피켓을 들었습니다. 박근혜를 비롯한 적폐세력들에 의해 국정이 혼란에 빠졌을 때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들었습니다.


내서에서 살아온 12년을 돌아보면서 이제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작은도서관, 마을학교, 주민자생단체 등의 지역공동체 운동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고자 합니다.

더 이상 적폐정치가 우리 시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빼앗지 못하도록 정치를 바로 세우고, 시정을 어지럽히는 소수의 이익집단으로부터 시민들의 혈세를 지키는 감시자의 역할을 맡고자 합니다.

그런 역할을 맡고자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창원시의원으로 출마합니다.


지역 활동가로, 사회 운동가로 살아왔던 지난 12년보다 더 열심히 발로 뛰며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내서 주민들께서 저를 내서의 새 일꾼으로 써 주신다면, 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내서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많은 지지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 선거사무실은 삼계스포렉스빌딩 702호(친구가 좋은 사람들)에 마련하였습니다. 누구든 들러주시면 따뜻한 차로 반갑게 맞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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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우리지역 교육공동체 내서마을학교'

                                                                 글 :  이우완( 숲속마을도서관 관장)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육아와 교육을 개인과 가정에만 맡기지 않고 지역공동체가 나서서 ‘우리 아이’로 키우자는 것입니다. 마을에서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랄 때 아이들은 자존감 높은 아이로 자랄 수 있으며, 그렇게 자란 아이들이 다시 공동체에 기여하며 아름다운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경남에서도 ‘마을이 학교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행복교육지구로 지정된 김해를 비롯하여 창원의 마을학교가 대표적인 우리지역의 교육공동체입니다.

마을학교는 학교 교육력 제고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학교, 마을, 교육지원청, 지자체, 시민단체, 주민 등이 협력, 지원, 연대하는 교육공동체입니다. 창원교육지원청이 올해 초 마을학교를 육성하기 위해 공모한 ‘학교-마을이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에 ‘내서마을학교’, ‘안골포마을학교’, ‘봉림동 행복한들마을학교’가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안계초등학교, 안골포초등학교, 한들초등학교를 각각 거점으로 하는 세 곳의 마을학교는 각각의 특색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내서마을학교의 사례를 소개하려 합니다.

내서마을학교의 태동은 1년 전에 시작되었습니다. 지역의 뜻있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마을교육공동체를 꿈꾸며 모임을 시작했고, 지난해 6월 ‘우리동네 교육이야기-엄마들의 수다’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엄마들의 수다는 30여 명의 학부모들이 5~6명씩 모둠을 지어 자녀와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월드카페로 진행되었습니다. 그해 10월에 ‘엄마들의 수다 2탄’까지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자, 내서지역의 여러 단체와 인사들을 규합하여 ‘내서마을학교추진협의회’를 결성하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마을학교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안계초등학교와 함께 마을학교 육성사업에 응모하여 선정되자 그동안 꿈꾸어오던 마을교육공동체를 하나씩 시도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초딩들의 수다’와 ‘중딩들의 수다’를 통해 마을학교의 주인공을 발굴하고, 그 주인공들이 바라는 마을학교의 모습에 대해 많은 의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수다모임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여 스스로 만들어가는 모임이 되도록 배려하는 점도 잊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의견을 토대로 하여 내서마을학교는 크게 ‘주말배움터’, ‘덕후동아리’, ‘프로젝트팀’으로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주말배움터는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방과후교실이나 여타의 사교육과는 차별성을 두자는 원칙을 세우고 시작했습니다. 수다모임에서 나왔던 의견을 바탕으로 강좌를 개설하였는데, 목공교실이나 네일아트, 요리교실 등과 같이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던 프로그램 위주로 짜여졌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칠 마을교사와 교육장소까지도 우리 지역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진행했습니다.
덕후동아리도 아이들이 직접 계획하고 홍보하여 동아리 구성원을 모집하였으며, 운영규칙을 비롯해서 모든 운영을 아이들이 스스로 해나가게 했습니다. 각 동아리에는 그림자선생님이 한 명씩 붙어서 모임에 참여하였으나 말 그대로 그림자처럼 지켜보고 있다가 모임 장소 섭외나 간식비 지급 등의 약간의 도움만 주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현재 기타, 댄스, 영화제작, 애니, 농구, 볼링 등 10개의 동아리에 총 1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동아리로 시작했던 여행동아리와 맛집탐방동아리를 특화시켜 프로젝트팀으로 운영하였습니다. 주말 배움터와 덕후동아리에 비해 프로젝트팀의 진행은 더뎠지만 내용의 깊이에 있어서는 다른 동아리보다 훨씬 깊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 10여 명이 머리를 맞대고는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서로 협력하며 그 목표를 이루어 가는 방식입니다. 여행동아리는 부산의 감천문화마을탐방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에게 각자의 능력에 맞게 업무를 나누어서 여행준비를 척척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그렇게 대견스러울 수가 없었답니다.
창원시 내서읍은 오래 전부터 주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 오고 있어서 지역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높고 단체들 또한 많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내서마을학교는 이런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였습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작은도서관이 잘 조성되어 있고 매우 활성화되어 있어서 마을의 작은도서관을 활용하여 ‘초등도서관캠프’와 ‘청소년독서캠프’를 열었습니다.

초등도서관캠프는 내서마을학교와 내서지역작은도서관협의회가 함께 준비하여 숲속마을도서관, 이미지작은도서관, 하늘채문화의집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각 도서관마다 20명의 아동들이 참가하여 직접 저녁밥을 해 먹고, 보드게임과 영화감상, 페이스페인팅 등을 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는 경험을 했습니다. 청소년캠프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삼계대동작은도서관과 숲속마을도서관에서 진행했습니다.

덕후동아리와 주말배움터의 진행에는 그야말로 온 마을이 나서서 도와주었습니다. 학교에서는 강당을 내어주었고, 종교시설, 태권도장, 도서관, 각종 사업장들까지 주말배움터와 동아리 모임장소로 공간을 제공해 주셨고, 마을교사와 그림자선생님, 그리고 내서마을학교 기획단으로 함께해주신 분들도 30여 명에 이릅니다. ‘마을이 학교다’라는 구호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내서마을학교의 1년이 저물어갑니다. 오는 12월 9일에는 ‘내서마을학교 1년, 우리 이만큼 컸어요!’라는 제목으로 2017년 내서마을학교를 마무리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처음 시도한 마을학교라 서툴렀던 점도 많았습니다.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기대하며 마을학교가 경남 곳곳에서 활짝 꽃피길 기원합니다.

- 이 글은 경남교육매거진 <아이좋아 경남교육 12월호>에 실렸던 글입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5. 12. 11. 00:42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아빠가 만드는 백종원표 짜장면

   방송 제작진들은 '백설명'이라고 부르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은 '백설탕'이라고 부르는 백종원.
   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문 음식점에서나 맛보던 요리를 가정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점이다.
   끓는 물에 데워서 먹는 3분 짜장이나, 짜장분말 뿌려서 먹는 짜장라면,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가더라도 카레 만들듯 짜장분말로 끓이는 짜장밥 정도가 우리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며칠 전 짜장면 3대 천왕편을 본 다음 날 마트에 들렀다가 호기롭게 춘장을 집어 들었던 것인데, 오랫동안 냉장고에만 있을 줄 알았던 그 춘장이 드디어 조리대 위로 올려졌다.
   짜장이라는 것이 춘장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쓰고 남은 야채 토막이라도 없을까 하고 냉장고를 뒤져서 당근 반 토막, 양파 하나, 팽이버섯 한 봉지, 반쯤 시든 파프리카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약간만이라도 고기맛을 내기 위해, 추석때 들어온 선물셋트에서 리챔 한 통을 꺼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구색은 맞춘 듯하다.

 


   먼저 야채를 썰어 놓고, 깊은 프라이팬에 기름을 부어 가스불에 달군다. 그동안 리챔을 썬다. 기름덩어리 같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사다 놓은 고기가 없어서 그냥 넣기로 한다. 
   익히는 데 가장 오래 걸리는 당근을 먼저 넣고 센 불에 볶는다. 티비에서 본 것처럼 프라이팬을 몇 번 까불러 주기도 하면서. 야채 조각들이 튕겨나가지 않는 걸 보니 ㅎㅎ 조금씩 숙달되어 가는가 보다.
   당근이 제법 익을 때쯤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고 계속 볶아 준다. 리챔은 지금 넣으면 안 될 것 같다. 단단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스러지고 으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러는 프라이팬 바닥에 눌어붙기도 해서 애 엄마한테 혼날 수도 있다.

 


   야채를 볶는 중간중간에 냄비를 하나 더 마련하고는 춘장을 짜넣고, 진간장을 약간 붓는다. 대부분의 중국집에서는 춘장을 기름에 볶는다고 한다. 잡내를 없애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티비에서 봤던 중화요리 명인은 기름에 볶는 대신 진간장으로 잡내를 잡는다고 했던 게 생각 나서 따라한 것이다. 짤 것 같아 조금만 부었다. 그리고 춘장과 섞으며 볶아 간다. 춘장이 타기 전에, 미리 준비한 전분물을 조금씩 부어준다. 전분물이 들어가야 짜장이 걸쭉해진다고 한다. 물이 적당히 들어가면 남아 있던 리챔을 넣고 끓여 준다. 
   이때쯤이면 야채는 다 익어 있다. 야채를 춘장이 들어 있는 냄비에 옮겨 넣고 계속 끓여 준다. 본래는 야채를 볶는 프라이팬에 춘장을 부어서 프라이팬으로 요리하는 것인데 프라이팬 망칠까봐 그러지는 못하고.(아내들은 이런 걸 무척 싫어한다.)
   춘장이 끓어 갈 때쯤 마지막으로 팽이버섯을 투하. 짜장에 팽이버섯 넣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도 다른 버섯이 있었더라면 절대 넣을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짜장은 완성했는데, 면이 없다. 아들에게는 짜장면 만들어준다고 큰소리 쳤는데... 물론 처음 생각은 라면사리라도 삶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조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아내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와 버렸다. 아이에게 라면 먹이는 것 엄청 싫어하는 사람이다. 
   아들아, 오늘은 그냥 짜장밥으로 만족하자.
   오랜만에 셋이 겸상으로 검은 밥을 먹는데, 헉! 진간장 냄새.... 요놈을 넣지 말았어야 했다.

 


   그래도 이 세상에서 아빠가 만들어주는 음식이 가장 맛있다는 아들 형민이는 이번에도 맛있게 잘 먹어준다. 그럼 됐지 뭐.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5. 2. 16. 02:14 DIY 목공 이야기

졸업시즌입니다. 가까이 사는 처조카딸도 초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저와 함께 사는 고 여사가 친딸처럼 여기는 조카인지라 졸업 선물도 특별한 걸 준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제게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이서방의 목공실력을 친정식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중학생이 된 민지 양이 사용할 책상과 책꽂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먼저, 아내가 원하는 모양에 대해 듣고 스케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도면을 그렸습니다. 스케치업을 배운 적은 없지만,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동영상 강의를 통해 몇 가지 기본적인 기능은 익혀 두었죠.

하룻밤을 새워 도면을 그린 후 아내의 의향을 물어 약간 변경을 했습니다. 그리고 목공방 '나무세상'으로 갔죠. 요즘 우리 신목수님께서 외근이 잦으신 관계로 목공방을 오랫동안 비우게 되어 목재를 재단만 해놓으면 제가 혼자 드나들면서 만들기로 했답니다.

오후에는 제 생업이 있어서 오전에만 작업을 했습니다. 첫쨋날 작업은 자르고, 깎고, 파내고, 문지르는 것이었습니다. 각끌기로 책상 다리가 될 각재의 장부홈을 파내고, 루터로 날카로운 모서리에 부드러운 물결을 주었습니다. 트리머로 책상 상판이 될 판재 테두리의 날카로운 각을 둥글게 깎았습니다. 직쏘로 책꽂이 판재에 곡선 자르기를 한 다음 벨트샌드기로 부드럽게 다듬은 다음 첫날 작업을 마무리 했습니다.

 둘쨋날 작업은 도색작업이었습니다. 집에 있는 아내의 화장대가 짙은 브라운과 바닐라색의 투톤으로 되어 있는데, 아내는 그 조합이 좋았나 봅니다. 요구에 맞게 책상의 상판과 책꽂이 가로판은 티크로 칠하고, 책상 하부 프레임과 책상 세로판은 바닐라색으로 칠하기로 했습니다.

 티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연하게 나와서 사포질을 한 후 두 번 더 칠해주었더니 처음보다는 진하게 되더군요.

바닐라색은 흰색과 노랑색을 혼합해서 만들어 써야 했습니다. 흰색 페인트에 노랑색 페인트를 조금씩 떠 넣고는 저어주기를 반복하다보니 원하는 색보다는 약간 연하지만, 그래도 노랑색 느낌이 조금씩 나더군요. 이정도면 되겠지 해서 발라놓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짙더군요. 오히려 아내가 원했던 색깔에 더 가까이 가 있어서 매우 만족했답니다.

나무세상에서는 오직 천연수성페인트만 사용한답니다. 냄새가 없고 피부에 독성도 없어 좋을 뿐만 아니라, 마르는 시간도 짧아서 작업 속도도 높일 수 있답니다. 페인트를 칠하고 마를 수 있도록 해놓고 둘쨋날 작업도 오전만으로 끝냈습니다.

셋쨋날은 마감재인 바니쉬를 바르고, 책상의 하부 프레임을 조립했습니다. 월차를 쓰고 쉬고 있는 아내가 커피를 끓여서 들렀더군요. 덕분에 동영상도 올릴 수 있게 되었네요. 책상을 사용하다 보면 다리가 흔들려서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우리나라 전통 짜맞춤 방식인 숨은장부맞춤으로 다리를 결합하면 유격이 적답니다.

상판을 받칠 프레임을 짠 후, 다리를 숨은장부맞춤으로 결합을 하는 모습입니다. 아주 튼튼해 보이죠?  이제 상판을 결합하면 됩니다. 그런데 상판은 방수효과가 있는 바니쉬를 한 번 더 발라야 해서 셋쨋날 작업도 여기까지만입니다. 오전만 나와서 작업을 하다보니, 여러날이 걸리네요.

드디어 넷쨋날입니다. 오늘은 하루종일 공방에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종업식을 하고 일찍 돌아온 아들 형민이와 함께 공방에 나왔습니다. 2년 동안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께서 다른 학교로 가신다는 말을 듣고 펑펑 울었다는 형민이. 어제 산 레고로 기분 전환합니다. 형민이는 레고 조립하고 저는 이제 책상과 책꽂이를 조립할 것입니다.

제트(Z)철물입니다. 책상 상판과 프레임을 연결하는 데 쓰입니다. 나무는 습도에 따라 줄었다 늘어났다 반복합니다. 특히 책상 상판과 같이 넓은 판재는 그 폭이 제법 크답니다. 그래서, 완전히 고정하지 않고 판재가 줄거나 늘어났을 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여유를 줄 수 있습니다.

프레임을 만들 때 쇠목에 미리 홈을 파 둡니다. 그 홈에 제트철물의 한쪽 끝을 끼우고 나머지 끝을 상판에 피스로 고정합니다.  

 

이렇게 하면 상판이 길이방향이나 폭방향으로 수축 팽창이 발생하더라도 뒤틀리지 않는답니다.  이렇게 해서 책상은 완성했습니다. 

이제 책꽂이를 조립합니다. 가로판과 세로판의 결합 순서가 중요합니다. 순서를 잘못 잡게 되면 작업이 어려워집니다. 먼저 가운데 들어갈 세로판을 먼저 결합했습니다. 그리고 밑판을 결합하면 양쪽 세로판 결합이 수월해집니다.

 

책꽂이 높이에 해당하는 판재를 잘라서 간격을 맞춰가며 양끝의 세로판을 결합합니다. 고수님들께서 보시면 엄청 나무라실 부분이 있습니다. 양쪽 끝에 세울 세로판은 밑판의 위에 결합해야 책을 많이 꽂았을 때도 튼튼하게 잡아줄 수 있는데, 제 사진에서는 밑판의 옆에 결합되어 있습니다. 본래는 신목수님께서 제가 잘못 그린 도면대로 재단하지 않고 밑판의 위에 결합할 수 있도록 밑판의 길이를 제대로 재단해 두고 갔었는데, 그걸 모르고 제가 뒷판(자작나무 합판)의 곡선을 본래 도면대로 먼저 잘라버려서 어쩔 수 없이 밑판을 조금 잘라내고 옆에 세로판을 결합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답니다.

보통은 책상에 서랍을 함께 제작하는데 저는 책꽂이에 서랍을 넣기로 했습니다. 서랍은 사개맞춤이나 주먹장맞춤으로 제작해야 하지만, 작업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염려하여 타카핀으로 고정하기로 했습니다. 2시간은 족히 걸릴 작업을 10분만에 해치우게 되더군요.

이제 자작나무 합판을 뒤에 붙여주면 끝납니다. 목공풀을 바르고 ㄷ자 타카핀으로 고정합니다. 타카핀이 옆으로 삐져나오지 않게 위치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짠!

짜잔~! 그럴듯하네요.

지금까지는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지난해 만든 숲속마을도서관의 커피수납장을 꼽았었는데, 오늘부터는 바뀔 것 같네요. 저도 무척 만족스럽지만, 제작을 의뢰한 고 여사도 꽤나 만족스러운가 봅니다.

 

일요일 오후에 선물 증여식이 있었습니다. 선물의 주인공 민지 양은 부끄럽다고 사진촬영을 극구 사양했지만, 아빠의 전속모델인 형민이는 이렇게 척척 포즈를 잡아주더군요.

기대한 것 이상으로 만족스럽다는 민지 양의 평가만으로도 뿌듯한데, 장인어른께서 오리고기로 저녁까지 사 주셔서 배불리 먹고 돌아왔습니다.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2014. 10. 27. 03:38 아들과 함께 걷는 길
갓 깨어난 병아리들에게 불빛이 너무 자극적일 것 같아 종이로 불빛을 막아놓다.
왼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샐리
태어난 지 11일째
태어난 지 23일째. 횃대에도 올라 앉을 수 있게 되었다.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많이 아픈 샐리
다시 살아난 샐리

아이가 알면 마음 아파할 것 같아, 아침에는 말하지 않고 학교에 보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얀 손수건에 싼 샐리를 보여주었습니다. 경비실에서 삽을 빌려와 아파트 옆에 묻어 주었습니다. 형민이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얘가 혹시 생명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도 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아이 엄마에게서 형민이가 잠자리에 들어서 많이 울었다는 말을 듣고서야 안심도 되고, 또 한편으로 마음 아파할 아이 걱정도 되더군요. 그 다음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샐리 묻은 곳에 다시 가서 금잔화 한 송이 놓아 주고 왔답니다. 동생처럼 생각했던 샐리가 죽어서 너무 슬프답니다.

이제 남은 여섯 마리도 이별할 때가 되어갑니다. 시골집 닭장으로 옮겨야 할 만큼 자랐거든요. 이번 주중에 데려다 놓고 와야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직접 부화시킨 병아리들이라 더욱 애틋하네요.

 

6. 에필로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병아리들이 큰 닭으로 자라면 결국 삼계탕이나 백숙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그렇다 하더라도 이들이 죽는 순간까지 고통 없이, 학대 없이 살다 가도록 하는 일은 이들을 이 세상에 내 놓은 형민이와 저의 의무입니다.

이번 병아리 부화 경험을 통해 형민이가 생명의 소중함을 체득하고, 이별의 아픔을 받아들일 줄도 아는 아이로 조금이라도 성장했기를 바랍니다.

퍼 가실 때는 출처까지 꼭 기록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http://bookwood.tistory.com/39

 

posted by 내서의 이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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